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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두산이 SOFC에 베팅하는 이유

2026. 01. 23·By bomin0615
Tech Deep Dive : Energy 도자기에서 전기가 흐른다?
AI 시대의 심장, SOFC 완벽 해설
Analysis by ETF24 · 2026.01.24
🥑 3줄 요약 (Cheat Sheet)
  • 원리: 산소 이온이 ‘고체 세라믹’을 통과하며 전기를 만듦. (이온 전도성)
  • 장점: 가장 효율이 높음(60%+). 수소뿐만 아니라 도시가스(LNG)도 바로 씀.
  • 단점: 너무 뜨거워서(700℃~) 껐다 켰다 힘들고, 금속 부품이 잘 망가짐.

“수소연료전지라고 하면 다들 현대차의 ‘넥쏘’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진짜 큰돈이 오가는 시장은 도로 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뒷마당에 있습니다.”

반도체 공장이나 AI 데이터센터처럼 24시간 1초도 멈추면 안 되는 시설에서, 태양광이나 풍력은 너무나 불안정한 에너지입니다. 그렇다고 송전탑을 새로 짓자니 10년이 걸리죠.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입니다.

SK에코플랜트, 두산퓨얼셀, 블룸에너지 같은 기업들이 왜 이 ‘뜨거운 세라믹 박스’에 사활을 거는지, 그리고 800℃의 열을 견디기 위해 어떤 소재 기술(JFE-FC1)이 들어갔는지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돌덩이가 전기를 만든다? (The Mechanism)

SOFC의 이름 속에 핵심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Solid Oxide(고체 산화물), 즉 액체가 아닌 ‘세라믹(도자기 소재)’을 전해질로 쓴다는 뜻입니다. 보통 세라믹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부도체)입니다. 하지만 이 세라믹(주로 YSZ 소재)을 700℃ 이상으로 뜨겁게 달구면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Image of solid oxide fuel cell working principle diagram]
⚡ 고온의 연금술 높은 열에너지를 받은 산소 이온(O²⁻)이 딱딱한 고체 세라믹을 뚫고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유령이 벽을 통과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 이온이 반대편에서 수소(H₂)와 만나 물(H₂O)이 되는 순간, 강력한 전자(전기)가 방출됩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압도적인 효율’입니다. 현존하는 연료전지 중 가장 높은 60% 이상의 발전 효율을 자랑합니다. 또한, 수소뿐만 아니라 우리가 흔히 쓰는 도시가스(LNG)를 넣어도 바로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어 연료 유연성(Flexibility) 측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2. 수소차(PEMFC)와 무엇이 다른가?

취업 면접이나 기술 미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왜 데이터센터에는 수소차용 연료전지를 안 쓰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용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수소차에 쓰이는 PEMFC(고분자 전해질)는 80℃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 작동합니다. 시동을 켜자마자 바로 전기가 나와야 하는 자동차에 적합하죠. 하지만 비싼 백금 촉매를 써야 하고, 수소의 순도에 매우 민감합니다.

반면 SOFC는 한번 켜는 데 몇 시간이 걸립니다(800도까지 올려야 하니까요). 그래서 자동차용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한번 켜두면 24시간 365일, 멈추지 않고 가장 싼 값에 전기를 뽑아냅니다. 이것이 바로 SOFC가 ‘발전소의 심장’이 된 이유입니다.

3. 800도의 저주와 소재 혁신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기술은 없습니다. SOFC의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그 ‘높은 온도’입니다. 800도라는 극한의 환경에서는 금속 부품들이 녹슬거나(산화), 열을 받아 늘어났다가 식으면서 깨지는(Crack) 현상이 발생합니다. 특히 세라믹 셀들을 연결해 주는 금속판인 ‘인터커넥터’가 가장 큰 골칫덩이였습니다.

여기서 등장한 것이 바로 ‘JFE-FC1’과 같은 특수 합금 기술입니다. 이 소재 혁신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 열팽창 계수 일치: 세라믹이 열을 받아 늘어나는 정도와 똑같이 늘어나는 금속을 만들었습니다. 같이 늘어나고 같이 줄어드니, 접합 부위가 깨지거나 떨어져 나가는(박리) 현상을 원천 봉쇄한 것입니다.
  • 보호막 형성: 고온에서 금속 성분(크롬)이 기체로 날아가 촉매를 망가뜨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스스로 표면에 보호막을 만드는 스마트한 합금을 설계했습니다.

결국 SOFC 산업의 승패는 단순히 전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가 이 극한의 열을 버티는 소재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4. 결론: 왜 기업들은 줄을 서는가?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보겠습니다. 현재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비싼 초기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SOFC를 도입하려는 진짜 이유는 친환경 때문만이 아닙니다. 바로 ‘전력 안보(Power Sovereignty)’ 때문입니다.

지금 전력망(Grid)은 포화 상태입니다. 한전에 전기를 신청해도 “송전탑 용량이 꽉 차서 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이때 SOFC는 유일한 대안이 됩니다. 도시가스관만 연결되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On-site Generation)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내 전기를 내가 직접 만드는 것, 이것이 AI 시대 기업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 Editor’s Note
SOFC는 ‘세라믹 기술의 정점’이자, AI 인프라를 지탱할 ‘무중단 전력원’입니다.

기술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고온 재료공학’에 주목하시고, 투자자라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망’을 쥐고 있는 기업을 눈여겨보십시오. 에너지의 패러다임이 중앙 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바뀌는 지금, SOFC는 그 변화의 가장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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